빛바랜 세계에서 너와 만나서(色褪せた世界で君と出会い) 독서도 합니다


Story 사이토 마히루  Illustration 12(쥬니)


처음에 이 책을 손에 들었을 때는 "아니, 책이 왜 이렇게 얇은거야? 란 감상이 먼저....

BL이 사전만큼 두껍길 바라는 건 아니지만(오히려 그러면 곤란하겠지;;) 그래도 이 두께는 심하다 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다 읽고난 지금은 그런 생각따윈 저 멀리로 날아가버렸음.


재미있으면 그만이지 두께가 뭔 소용인가요 ^_^ BL소설은 재미있는게 진리입니다~



1. 본격 우울증에 걸린 공이 나오는 소설.

   아니, 공이 폼잡기 위해서 우울한 척 한다거나 알수없는 권태감을 느낀다거나 하는 게 아니고 진짜 병원에서 '우울증' 판정을 받는 확실한 우울증에 걸린 공이 나온다. 그 뭐랄까.....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이유가 힘들어서가 아니고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 소설의 공이 딱 그 짝임.


   학생때 만든 자본금 1엔 상태의 회사가 크게 성공해서 30살 직전이 된 지금 막대한 부와 지위를 소지한 남자, 하지만 모든 것을 이루고 난 후의 허무감에 우울증 상태까지 가서 현재는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채 아침에 눈 떴을 때 '어째서 아직 살아있는가'에 다시 우울해 하는 남자. 그것이 바로 이 소설의 공 orz 거기다 이 소설이 공시점에서 전개되기 때문에 초반 몇 장은 정말 시커먼 오오라가 나오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우울함;;; 


  이래가지고 어떻게 BL소설을 전개해 나갈겁니까! 작가님!! 이란 생각이 절로 나오는 전개였지만 역시 사랑의 힘은 위대해서 공은 수를 만나서 우울증도 극복하고 엄청나게 멋진 벤쳐회사 사장님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ㅁ^


   뭐, 짧게 요약하면 저런 식의 스토리지만 작가분께서 워낙에 착실하게 극을 전개시켜 주신 덕분에 진짜 진지하게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나 처음 공과 수가 만나는 장면이라던가 몇몇 부분에서 '작가가 엄청 열심히 생각해서 이 소설을 쓰셨구나'라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서 굉장히 감격 ㅠ.ㅠ


   환율이 조금만 더 내려가면 이 작가분의 다른 작품도 꼭 찾아봐야겠다고 결심했다(1350원대도 좋다!! 1400원대만 넘어가지 말아다오 ㅠ.ㅠ)



2. 우울증에 걸린 공을 자신도 모르게 구원하는 수.


   공에게는 그야말로 구세주와도 같은 수이지만 그도 사실은 작은 키에 콤플렉스를 안고 있고, 또 소설 중반을 넘어가면 엄청나게 큰 사건에 휘말리는 ㅠ.ㅠ 안타까운 한 명의 인간일 뿐이라는 점이 진하게 느껴져서 참.....


   그래도 자신의 힘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역경을 딛고 앞으로 나가는 모습이 굉장히 눈부신, 공의 말을 빌리자면 '성공'하려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려고 하는 내면적으로 강한 인물이라 너무 매력적이었다. 흑흑, 난 이렇게 강한 수가 너무 좋더라 ㅠ.ㅠb 그리고 본능적으로 물질보다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는 곧은 심성의 소유자라 더 좋았다.


   뭐, 어차피 수에게 푹~ 빠진 부자 공씨가 알아서 맨션이니, 자동차니 갖다바치긴 할 것 같지만 그런 물질적인 것에 현혹되지 않고 똑바로 공을 바라볼테니까 아마 이 커플은 앞으로도 문제없겠지  ^^



3. 주인공들의 입을 빌려서 나오는 작가의 개똥철학이 상당히 흥미진진~


   공의 입을 빌어서 이쪽 성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을 '절멸위기종'으로 표현한다거나, 수의 입을 빌어서 자신만의 신을 이야기 한다거나. 물론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는 작가의 생각이 들어가있는 듯한 느낌이라 재미있게 읽었다.


   '성공한다'와 '성장한다'의 차이 같은 부분에선 상당히 공감하기도 했고 말이지 ^^


   아~ 아무튼 이 작품의 구성이라던가 부분부분에서 작가가 공들인 티가 보여서 좋았다. 이런 거 보면 작가가 이런 생각으로 여길 쓰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으로 여길 이렇게 구성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개인적으론 재미있단 말이ㅈ....;;;;;; 아니, 이건 순전히 글 읽을 때의 내 버릇이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



4. 강렬한 일러스트를 보여주신 12님.
   처음에 일러스트 작가님 이름보고 윙? 하는 느낌이었는데 일본어로 '니쥬' 그러니까 그냥 12라고 읽는거라는 사실을 알고 조금 당황했음. 저 같이 센스가 부족한 사람은 처음보면 어떻게 읽어야 할지 고민한다니까요 ㅠ.ㅠ


   책 안의 흑백 삽화도 강한 선이 인상적이어서 좋았지만 개인적으론 작품의 분위기를 너무도 잘 나타내주는 표지와 안쪽 컬러일러가 무지 마음에 들었다~

   근데 이름이 이래서야 검색해서 작품 찾아보는 것도 너무 힘듭니다 OTL 관심은 가는데 어떻게 좀 안될까요?;;;;



개인적으로 참 재미있게 읽은 작품.
위에 쓴 글을 다시 읽어봐도 좋았다는 이야기 밖에 안나오는 걸 보니 어지간히 내 취향인 작품인 모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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